[심층리포트] "글로벌 OTT 2025년 상반기 결산 보면 미디어 기업 지향점 보인다"
유건식 |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
무덥던 여름도 입추가 지나면서 날씨가 확연하게 시원해지고 있다. 계절이 절기를 이기지 못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보면서 ‘OTT 시장에도 이런 질서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2025년도 이제 4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 글로벌 OTT 시장은 그동안 어떤 변화를 했고, 2026년 어떤 전략을 펼치려고 하는지 가늠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글로벌 OTT들이 2025년 2분기 글로벌 성과를 발표하였고 이에 대한 다양한 분석들이 나왔다. 주요 내용들을 정리하여 2026년을 대비하는 데 인사이트를 찾아보고자 한다.
간단한 요약은 필자의 미디어오늘 2025년 8월 12일자 기사를 인용한다.
“지난 7월 17일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디즈니+, HBO Max, 파라마운트+, 피콕 등 글로벌 주요 OTT의 2분기 실적을 발표하였다. NBC유니버설의 피콕을 제외하고는 모두 2024년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달성하였다. 영업이익도 2024년의 68%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였고, 계속 적자였던 파라마운트+도 흑자로 돌아서 고무적이다. 이는 24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본 티빙과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왓챠 등의 국내 OTT 성과와는 너무 대비가 된다. 글로벌 OTT가 부러우면서도 국내 OTT도 잘 대응한다면 기회가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2025년 상반기에 넷플릭스는 216.2억 달러의 매출과 71.2억 달러의 영업이익으로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였고, 디즈니+(매출 122.9억 달러, 영업이익 6.8억 달러), HBO Max(54.5억 달러, 6.3억 달러), 파라마운트+(42억 달러, 0.5억 달러), 피콕(24억 달러, -3.2억 달러)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 부분에서 디즈니+는 2024년 실적을 초과했고, HBO Max도 93.4%를 달성했다.
OTT 가입자 규모가 더 늘어나기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지만, 2025년 상반기에도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맥스는 880만 명으로 가장 많고, 피콕과 디즈니 전체는 각각 500만명과 430만 명(디즈니+만은 320만 명)이 증가하였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도 다음 분기부터 가입자를 밝히지 않기로 했다. 다른 OTT도 이 대세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패럿 어낼리틱스에 따르면 올해부터 가입자를 밝히지 않는 넷플릭스는 글로벌에서 1분기에 2,900만 명, 2분기에 3,200만 명이 증가했다고 추정했지만, 너무 과하다는 판단이 든다. 2분기에 디즈니가 1,600만 명, HBO Max도 1,550만 명의 증가를 추정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적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시청시간 점유율은 2025년 6월 기준으로 유튜브 12.8%, 넷플릭스 8.3%, 디즈니+ 4.8%, 프라임 비디오 3.6% 순이다.
스카이댄스에 인수된 파라마운트의 분야별 매출을 보면, 미디어 기업은 향후 스트리밍이 지향해야 할 목표지점으로 보인다. 방송 분야의 2021년 1분기 매출이 60억 달러에서 2025년 2분기 40억 달러로 하락한데 비해 DTC는 6억 달러에서 22억 달러로 증가하였다.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2025년 상반기에 216.2억 달러의 매출로 2024년 상반기에 비해 14.2%의 성장을 했고, 영업이익은 71.2억 달러로 36.0%의 성장을 달성했다. 주된 요인으로는 1월 북미의 가격 인상 효과를 들 수 있다. 또한, 콘텐츠와 광고 인프라(Netflix Ad Suite)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면서도 17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정도로 재무상태도 양호하다.
앱이코노미는 재무제표의 지역별 매출, 비용 구조 등을 한 장의 인포그래픽으로 잘 보여준다. 지역별 매출은 북미 49억 달러, 유럽/중동/아프리카 35억 달러, 라틴아메리카 13억 달러, 아시아 13억 달러 순이다. 기술 분야 비용이 8억 달러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마케팅 비용이 7억 달러로 다음이다. 그만큼 시스템 운영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가입자의 거의 절반이 광고 요금제를 선택하므로 자체 광고 시스템을 만들었고, 개인 맞춤형으로 홈페이지 디자인도 개편했다.
넷플릭스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시청 보고서(Engagement Report)에 따르면 시청자는 상반기에 넷플릭스를 950억 시간 시청했다. <오징어 게임>이 2.3억 뷰, <소년의 시간(Adolescence)>가 1.5억 뷰를 기록했고, 비영어권 타이틀이 전체 시청의 1/3을 차지했다. 하반기에는 <기묘한 이야기> 마지막 시즌, <웬즈데이> 시즌2, 영화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 등이 기대작이다.
이런 성장에도 불구하고 미국 TV 시청 시간에서 넷플릭스의 점유율은 2년째 8% 선에서 정체되어 있어 넷플릭스의 주목은 한계에 도달(Peak Attention)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런 면에서 넷플릭스는 구독자 확장보다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넷플릭스 공동 CEO 그렉 피터스가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차지하지 않은 80% 시장은 거대한 기회이므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듯이 넷플릭스는 광고, 가격 인상, 스포츠 콘텐츠 확대, 글로벌 오리지널, 번들 전략 등의 다각화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
디즈니+는 디즈니의 DTC 분야이다. 디즈니+는 2025년 상반기에 122.9억 달러의 매출로 2024년 상반기에 비해 7.4%의 성장을 했고, 영업이익은 6.8억 달러로 2,335%의 성장을 달성했다. 디즈니+는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여 안정적인 상태로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2025년 3분기(회계연도가 2024년 10월 시작) 매출은 62억 달러로 디즈니 전체 매출 237억 달러 중의 26.2%를 차지하며 방송 23억 달러보다 2.7배 큰 규모이다. 스포츠 분야가 43억 달러로 ESPN+를 포함하지만 별도로 구분하기 어렵다. 영업이익은 3.65억 달러로 증가하고, 디즈니와 훌루 가입자는 260만 명이 증가하여 1억 8,300만 명으로 증가하였다.
디즈니+는 2024년부터 흑자로 전환되어 영업이익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CEO 밥 아이거가 밝힌대로 “디즈니+와 훌루를 결합해 유일무이한 스트리밍 허브”를 만드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훌루를 통합하였고, NFL이나 WWE 등 스포츠 콘텐츠를 확보하였고, ESPN 재편 등을 통해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성장하고 있다.
2025년 8월, 디즈니는 NFL과 미국의 스포츠 미디어 산업을 크게 흔드는 대형 거래를 공식 발표했다. 거래 가치 평가는 약 3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된다. ESPN은 NFL 네트워크, 레드존(RedZone), NFL 판타지(Fantasy) 등의 유통 권리를 갖고, NFL은 그 댓가로 ESPN 지분의 10%를 확보하는 내용이다. ESPN은 새로 론칭할 스트리밍 서비스(월 29.99달러)에 이 콘텐츠를 포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디즈니는 ESPN 스트리밍에서 NFL 네트워크, RedZone 등 독점적 프리미엄 스포츠 콘텐츠를 동시에 서비스하여 미래 스포츠 포맷을 선도하게 되고, NFL은 방송사의 지분을 확보해 미디어 산업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팬들은 케이블 가입 없이 ESPN 스트리밍 단일 패키지에서 NFL, NBA, MLB 등 주요 라이브 스포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된다.
HBO Max
HBO Max는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의 OTT 서비스이다. 2025년 상반기에 54.5억 달러의 매출로 2024년 상반기에 비해 8.4%의 성장을 했고, 영업이익은 6.3억 달러로 3,009%의 성장을 달성했다.
HBO Max의 2025년 2분기 매출은 27.9억 달러로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전체 매출 98.1억 달러 중의 28.6%를 차지하며, 방송(48억 달러)이나 스튜디오(38억 달러)에 비해 낮은 비중이다. HBO 맥스는 1분기 540만 명, 2분기에 340만 명이 증가하는 등의 효과로 영업이익이 2024년의 93.4%에 달하였다. 이는 실적 개선은 글로벌 확장, 광고 요금제 확대 등에 힘입었다. 2026년까지 HBO, HBO Max, 스튜디오 부문은 ‘Warner Bros.’로, 선형 네트워크 부문은 ‘Discovery’로 분할하기로 했다. 결국 콘텐츠 중심의 미디어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포석이다.
파라마운트+
파라마운트+는 파라마운트의 OTT 서비스 중의 하나이다. 파라마운트는 OTT 서비스로 파라마운트+, 프루토(Pluto, Fast 서비스), 쇼타임, BET+를 운영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에 파라마운트 DTC의 매출은 42.0억 달러로 2024년 상반기에 비해 11.8%의 성장을 했고, 영업이익은 480만 달러로 118.5%의 성장을 달성했다.
파라마운트 DTC의 2025년 2분기 매출은 22억 달러로 파라마운트 전체 매출 68억 달러 중의 32.4%를 차지하며, 방송(40억 달러)에 비해 낮은 비중이다. 파라마운트 DTC의 2분기 매출은 2024년 2분기에 비해 15%의 매출이 증가했는데, 가입자 증가에 따른 구독료가 22% 증가하고, 광고 매출은 4% 감소하였다. 고무적인 일은 처음으로 상반기에 5천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점이다. 파라마운트는 FAST인 플루토를 결합하는 전략을 통해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스카이댄스가 파라마운트를 84억 달러에 인수하였다. 스카이댄스는 첨단 시각효과(VFX),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 게임 제작 등 기술 중심 제작 역량에 강점을 가진 회사다. 새로운 이름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코퍼레이션(PSKY)”이다. 합병 전 파라마운트는 공동 CEO 성명을 통해 “전통 방송의 하락세를 스트리밍의 성장으로 상쇄하며 파라마운트를 성공적으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카이댄스의 새로운 CEO 데이비드 엘리슨은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의 아들이다. 그가 “우리 회사를 변화시킬 모든 것 중에서 스트리밍 서비스의 진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밝혔듯이, 파라마운트는 파라마운트+를 중심으로 전환할 것이다. 스튜디오드래곤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5월 스카이대슨 미디어의 주식 2451주를 1,152억 원에 취득하여 스카이댄스의 주식의 2.4%인 3,377주를 보유하고 있다.
피콕
피콕(Peacock)은 컴캐스트의 OTT 서비스이다. 피콕은 2025년 상반기에 24.0억 달러의 매출로 2024년 상반기에 비해 16.8%의 성장을 했고, 영업 적자는 3.2억 달러로 68%의 성장을 달성했다. 컴캐스트 매출 303억 달러 중에서 피콕은 64억 달러로 21.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24억 달러)와 테마파크(23억 달러) 보다 매출이 많다. 그만큼 미디어 기업에 있어 OTT는 미래의 지향점으로 삼을만하다.
NBC유니버설은 미디어 영업이익 15억 달러(9.3% 증가)를 달성하는데 피콕이 기여했다고 밝혔듯이 향후 OTT를 성장 동력으로 설정하는 전략을 계속 펼칠 것이다. 피콕의 손실도 2024년 2분기 2.47억 달러에서 1.01억 달러로 급감하였다.
폭스원의 등장
OTT 시장에 또 다른 경쟁자 ‘폭스원(Fox One)’이 8월 21일 진입한다. 유료TV의 가입을 취소하는 코드커터나 가입하지 않은 코드네버를 흡수하겠다는 포석이다. 폭스원은 폭스 뉴스 채널 등 폭스의 모든 뉴스,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콘텐츠를 통합하여 제공한다고 밝혔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글로벌 OTT도 많은 위기를 겪었다. 특히 많은 적자 때문에 어려움도 있어지만 피콕을 제외하고는 흑자로 돌아섰다. 지속적으로 성과가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글로벌 OTT가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데는 가용할 자원을 많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미디어 기업들은 영화와 TV 프로그램, 케이블TV, 테마파크, FAST 등을 활용하여 다각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기업 공개를 통해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할 수도 있다.
반면, 국내는 OTT와 방송시장에 대한 규제로 인해 확장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진행하고 티빙와 웨이브가 합병이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 티빙과 웨이브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임원겸임 기업결합심사 승인, 티빙-웨이브 더블이용권 출시, 웨이브 신임 대표 선출, SK스퀘어의 75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투자, CJ ENM의 웨이브 전환사채 500억 원 등이 이루어졌다. 글로벌 OTT들의 전략들을 벤치마킹하면서 향후 좋은 성과들로 나타나길 기대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