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OTT 산업의 대전환점: 성장에서 수익성으로, 2025년 글로벌 미디어 시장의 변화

한국 콘텐츠 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과제가 있다. OTT 시장의 변화에 맞춰 수익 구조를 다각화해야 한다.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의 기획부터 제작, 유통까지 전 과정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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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비롯한 글로벌 OTT 기업들이 성장 전략의 방향을 틀고 있다. 무조건적인 가입자 확대에서 수익성 강화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는 2022년 말 처음 선보인 광고 요금제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4년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었고, 2025년에도 같은 수준의 성장이 전망된다.

실제 넷플릭스의 2024년 4분기 신규 가입자 중 절반 이상이 광고 요금제를 선택했다. 이는 저가 광고 플랜이 새로운 가입자 유치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넷플릭스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구독료를 인상하며 수익성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디즈니+ 역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2023년 말 밥아이거 CEO가 복귀한 이후, 콘텐츠 비용 절감과 요금 인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5년에는 스트리밍 사업에서 약 10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변화는 OTT 시장이 고성장 국면을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HBO Max,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 TV+ 등 다른 글로벌 OTT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비용 효율화와 수익 다변화를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 중이다. 예컨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2024년부터 기본 프라임 회원에게 제공되는 영상에 광고를 포함시키고, 추가 요금을 내면 무광고 시청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애플 TV+는 여전히 고급화 전략을 유지하면서, 하드웨어 생태계와의 번들(묶음) 등을 통해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2025년에는 “무조건 큰 폭의 가입자 증가”보다는 “충성 고객을 통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글로벌 OTT 경쟁 구도 변화

글로벌 OTT 시장은 더욱 치열한 다자 경쟁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2023년 2분기 기준 세계 OTT 시장 점유율은 넷플릭스 35.3%로 1위이고, 그 뒤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8.6%), 애플 TV+ (8.3%), 디즈니+ (7.3%), 훌루(7.2%) 등이 잇고 있다.

넷플릭스와 한때 치열하게 경쟁하며 고속 성장하던 디즈니+의 점유율은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각 지역 기반의 중소 OTT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기타 사업자들의 비중이 16.8%까지 커졌다​. 이는 시장이 성숙해짐에 따라 콘텐츠 취향의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에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 선두의 시장 지배력이 예전만 못하겠지만 여전히 글로벌 지배 기업들로 남을 것이다.

다만 인도, 동남아, 중동 등 신흥 시장에서는 디즈니+ 핫스타, 지역 통신사 OTT, 현지 콘텐츠 플랫폼 등이 약진하며 지역별 판도 변화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릴라이언스 지오(Reliance Jio)와 같은 통신기업이 자사 플랫폼(JioCinema)을 통해 대형 스포츠 콘텐츠(IPL)를 무료 스트리밍하여 단숨에 시장 판도를 뒤흔든 사례도 존재한다. 이처럼 현지 거대 사업자나 이종산업 플레이어가 OTT 시장으로 진입해 점유율 지형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넷플릭스 독주 속에 로컬 OTT들이 틈새를 공략하는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후발 로컬OTT의 막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현재의 환경에서 그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OTT산업의 산업적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생산비 증가와 가입자 성장 정체로 거대 OTT들이 자체 오리지널을 무리하게 독점하기보다, 상호 콘텐츠 라이선싱을 통해 추가 수익을 모색하는 추세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워너브라더스, 디즈니, NBC유니버설 등은 최근 넷플릭스에 인기 콘텐츠를 다시 공급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스트리밍 가입자 경쟁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플랫폼 간 협력으로 선회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도 한때 경쟁사였던 지상파 방송국들과 손잡고 한국 드라마나 예능 등을 라이선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2025년에는 경쟁과 공존이 뒤섞인 복합적 시장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경우 넷플릭스나 Tving등 국내외 OTT가 막대하게 투자한 제작비의 절대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방송사가 제작하는 콘텐츠의 가격이 OTT오리지널 보다는 턱없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한국 OTT들도 늦었지만 빠르게 글로벌 OTT 세력 재편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인도에서는 '릴라이언스 지오' 등의 통신 기업이 자사 플랫폼(JioCinema)을 통해 대형 스포츠 콘텐츠(IPL)를 무료 스트리밍하여 단숨에 시장 판도를 흔들기도 했다
K-드라마와 K-예능, K-팝, 웹툰, 게임 등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 IP는 이미 글로벌 주류로 부상했다. 디즈니+ 애플TV+ 역시도 K-콘텐츠를 통해 아시아 시장 개척에 열성이다

새로운 경쟁 구도

기존 미디어 기업 외에 빅테크와 통신사등 이종 업계의 OTT 시장 진출 가능성도 주목된다. 유튜브는 이미 거대한 광고 기반 동영상 플랫폼으로 OTT와 경쟁 관계이며, 2023년에는 자사 내에 FAST 채널을 도입하는 등TV 스트리밍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구글(유튜브) 등 빅테크의 움직임은 전통 OTT의 시청 시간을 잠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이다. 메타(페이스북)도 짧은 클립 중심에서 나아가 장시간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애플과 아마존은 이미 OTT를 운영하면서 막대한 자본력으로 향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각에서는 애플이 대형 스튜디오나 OTT 서비스를 인수해 콘텐츠 생태계를 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통신사와 유료방송 사업자들도 새로운 변수다. 미국의 케이블TV 업체 챠터(Charter)는 자사 가입자들에게 파라마운트+의 광고 지원 버전을 번들 제공하기로 계약하여, 전통 유료방송과 OTT의 결합을 시도했다. 이런 사례처럼 통신사들은 네트워크와 가입자 기반을 무기로 OTT 서비스를 포괄하는 통합 구독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한편 스포츠 리그와 같은 콘텐츠 권리 보유자들이 중개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이는 움직임도 있을 수 있다. (예: NFL의 전용 스트리밍인 NFL+ 등) 이는 OTT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2025년 OTT 산업은 전통 미디어 공룡, 빅테크, 통신사, 콘텐츠 권리사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경쟁과 협력을 반복하며 재편성되는 역동적인 환경이 예상된다.

글로벌 진출

한국의 OTT 기업들(Wavve, 티빙, 쿠팡플레이 등)은 작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넘어 해외로 눈을 돌릴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특히 2024년 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로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는 두 플랫폼의 역량을 합쳐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나아가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만일 양사가 통합된다면, 풍부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K-OTT 연합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다. 티빙-웨이브 합병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인기 콘텐츠를 해외 한류팬들에게 직접 서비스할 가능성이 열린다. 다만 다소 늦은 감이 있는 부분은 이미 티빙 또는 웨이브와 같은 각 국의 Local OTT가 존재하며 이들과의 경쟁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그렇지만 실제 한류 3대 방송사가 합작한 KOCOWA는 미주와 유럽에 한국 드라마, 예능을 스트리밍하여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한 바 있으며, SK텔레콤 자회사인 웨이브아메리카스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 앞으로 통합 OTT는 이 해외 법인 및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해 동남아시아, 일본, 중동 등 한류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글로벌 OTT와의 제휴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

예컨대 티빙은 이미 파라마운트+와 콘텐츠 제휴를 맺어 일부 공동 투자작을 공개했고, 웨이브도 디즈니+에 국내 드라마 공급을 협업하는 등 해외 거대 플랫폼과 윈윈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플랫폼 간 제휴와 연합(bundling)은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글로벌 진출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줄이고, 서로의 강점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방안이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나 디즈니+처럼 전 세계 수억 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공룡과 정면 경쟁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콘텐츠 예산 규모, 브랜드 인지도, 기술 플랫폼 완성도 등에서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OTT들의 글로벌 전략은 재외 한인과 한류 팬층의 틈새시장 공략부터 시작해,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 한류 특화 서비스 제공 등 차별화된 포지셔닝이 필요하다. 정부도 이러한 K-OTT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해외 마케팅 지원이나 현지 규제 협의 등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K-콘텐츠 성장

K-드라마와 K-예능, K-팝, 웹툰, 게임 등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 IP는 이미 글로벌 주류로 부상했다. 특히 K-드라마는 글로벌 OTT들의 킬러 콘텐츠로 자리잡았는데,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등의 성공을 바탕으로 향후 4년간 25억 달러를 한국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기로 했다. 디즈니+도 "무빙", "카지노" 등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애플TV+ 역시 "파친코", "Dr. Brain" 등 K-콘텐츠 확보에 적극적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웹툰과 웹소설의 영상화 성공이다. "스위트 홈", "지옥", "무빙" 등이 OTT 시리즈로 제작되어 글로벌 히트를 기록했고, "라그나로크", "DNF" 등 게임 IP의 영상화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방탄소년단(BTS) 다큐멘터리나 K-팝 관련 콘텐츠가 글로벌 독점으로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고, "뽀로로", "핑크퐁" 같은 애니메이션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처럼 한류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콘텐츠 품질 관리, IP 보호 등이 과제로 남아있으며, 무한정 투자가 아닌 적정 수준의 수익성 확보도 중요하다. 2025년 한국 콘텐츠 산업은 "K-콘텐츠 = 품질 보증"이라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장르 개척과 대형 IP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정부의 변화

한국 정부는 콘텐츠 산업을 반도체에 버금가는 국가 핵심 산업으로 인식하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계 부처와 함께 콘텐츠 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콘텐츠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 예를 들어 웹툰 육성 예산을 82억 원 늘리고,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는 등 세부 분야별 지원책도 강화되었다​.

또한 2023년에는 민관 합동 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가 출범하여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규제 개선과 지원책을 논의하는 거버넌스 플랫폼을 마련했다​. 이처럼 정책적 뒷받침이 강화되면서, 콘텐츠 기업들은 정부 펀딩이나 세액 공제 등을 통해 신작 개발과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자금을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대작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완성보증 제도, 해외 로케이션 촬영 지원 등이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한류 홍보를 위해 해외 주요 도시에 한국문화 홍보관(K-컬처 허브) 설립, 국제 콘텐츠 마켓 참가 지원 등 수출 마케팅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한편 규제 환경의 변화도 주목해볼만 하다. OTT를 전통적인 방송법 체계에 편입할지 여부는 계속 논의 중인데, 정부는 과도한 규제가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 망 사용료 이슈처럼 해외 OTT와 국내 ISP간 분쟁에 대해 입법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어, 2025년에는 관련 법률이 정비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저작권법 개정 논의에서 AI 시대의 저작권, 플랫폼의 책임 등이 이슈로 다뤄지고 있어, 이는 콘텐츠 제작·유통 환경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것이다. 전반적으로 정부 정책은 “지원은 두텁게, 규제는 최소화” 기조로 보이며, 이는 한국 콘텐츠 산업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의 과잉지원이 시장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기에,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살리는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된다.

OTT시장 포화

북미와 서유럽 등 주요 OTT 시장의 포화로 인해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너무 많은 서비스 간 경쟁으로 한계 가입자를 놓고 제로섬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신규 가입을 끌어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소비자들의 스트리밍 서비스 지출액이 전년보다 23% 감소했고, “구독을 줄이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OTT 서비스 난립으로 인한 피로감으로 일시 해지와 재가입을 반복하는 가입자 유랑 현상이 심화되어, 미국 이용자의 59%가 “원하는 콘텐츠만 보고 나면 구독을 취소한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스트리밍 가입자 포화와 경쟁 심화는 소비자 행동 변화를 일으켜 OTT 입장에서는 안정적 성장을 어렵게 한다.

콘텐츠 투자 대비 수익이 떨어지면 업체들은 투자 축소나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콘텐츠 공급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 우려도 있다. 2022~2023년에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등이 콘텐츠 제작을 감축하고 인력 감원을 실시한 배경에도 이러한 성장 정체 위기가 자리한다.

또한, 소비자들은 이제 너무 많은 구독 서비스에 지치기 시작했다. OTT, 음악, 뉴스, 소프트웨어 등 월 구독해야 할 항목이 늘어나면서 “구독 피로(subscription fatigue)”가 현실화되었다.

미국의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62%가 스트리밍 구독에 피로감을 느낀다고 토로했고​, 한국에서도 다수의 OTT와 멤버십을 중복 결제하는 이용자가 피로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한 달 보다가 취소하고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는 가입자 충성도 저하 현상이 두드러진다. 또한 여러 플랫폼에 콘텐츠가 분산되다 보니 보고 싶은 작품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도 44%나 되었고​, 일부 이용자들은 비용 부담에 지쳐 다시 불법 다운로드나 공유로 돌아가는 역풍 위험도 있다.

독과점 이슈

OTT 시장의 대형화와 합병이 진행되면서 시장 집중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디즈니가 훌루를 완전히 흡수하고, 워너와 디스커버리가 합병했듯 거대 플랫폼들이 통합되면 콘텐츠 유통의 병목이 소수 기업에 모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공정 경쟁에 대한 논란과 함께, 소비자 선택권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회사가 인기 IP를 대부분 소유하게 되면 특정 플랫폼 구독 없이는 아예 콘텐츠 접근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합병과정에서의 경쟁 저해 압력을 측정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일정 수준이상의 시장점유율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확률이 있다.

콘텐츠 편중도 우려된다. 수익성 압박 속에서 OTT들이 글로벌 흥행 가능성이 높은 대작 위주로만 투자하면, 실험적이거나 소수취향의 콘텐츠는 줄어들 수 있다. 이미 국내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문제제기가 발생하고 있다. 다양성 축소는 장기적으로 가입자 이탈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 요소다.

한편, 거대 OTT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표준 계약 관행이나 수익 배분 구조에서 갑을 관계 문제가 불거질 소지도 있다. 창작자 입장에서 협상력이 낮아져 공정한 대가를 받기 어렵다는 불만이 축적되면 산업 생태계가 건강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이러한 독과점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플랫폼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는 자칫 과잉 규제로 흐르면 또 다른 산업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어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콘텐츠 공급 과잉은 개별 콘텐츠의 수명 단축으로 이어져, 한 두주 주목받고 곧 잊혀지는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제작사 입장에선 투자 대비 브랜드 자산을 축적하기 어렵게 만들고, 시청자 입장에선 기억에 남는 작품이 줄어 엔터테인먼트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또한 동일 장르·유사 포맷의 콘텐츠가 우후죽순 생겨나 식상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K-콘텐츠 과제

2025년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서 한국 콘텐츠 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과제가 있다. 무엇보다 OTT 시장의 변화에 맞춰 수익 구조를 다각화해야 한다. 광고와 라이선싱은 물론, 다양한 부가사업을 발굴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의 기획부터 제작, 유통까지 전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미래 시장의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K-콘텐츠의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IP 개발과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 한국 콘텐츠만의 독창성을 키우되,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전략적 제휴로 시장 지배력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 업계가 손잡고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과감한 지원 정책과 함께 독과점을 견제하고,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며, 새로운 시도를 장려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모아진다면, 2025년 한국 콘텐츠 산업은 단순한 성장을 넘어 글로벌 미디어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선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끝)

작성일: 2025년 2월 10일

김용희 |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이자 오픈루트 연구위원으로서 ICT와 미디어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미디어 정책 관련 연구와 컨설팅을 수행하며 다양한 학회와 태스크포스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