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일본에서 본 뉴진스 '라이브' 방송 : 한국 사회의 응답과 글로벌 K-POP 지속 가능성

뉴진스 사태는 한국 음악 업계 전반이 직면한 문제의 한 단면이다. 한국 사회는 아티스트의 권리를 보호하고, 그들이 건강하고 창의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법적 체계와 업계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Bluedot

야마모토 조호 |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강사


K-POP 걸그룹 뉴진스는 2024년 6월, 도쿄돔에서 첫 일본 팬미팅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이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은 세대를 초월한 매력과 독창적인 콘셉트로 일본 팬뿐만 아니라 전 세계 팬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K-POP 차세대를 이끌어갈 주역으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 뒤에서는 소속사 내부 갈등이 존재했다. 9월 11일, 다섯 멤버가 자발적으로 준비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팬들은 뉴진스 내부의 갈등을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되었으며,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K-POP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아티스트 권리와 업계 관행

뉴진스 멤버들은 이 방송을 통해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를 강력하게 요구하였고, 현재 경영 체제에 대한 불만과 불안을 솔직히 드러냈다. 그들은 민희진 전 대표가 자신들을 보호해 준 중요한 존재였으며, 민 전 대표의 부재(不在)가 그룹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니는 HYBE 소속 다른 그룹 매니저가 자신을 무시하라고 담당 그룹 멤버들에게 지시한 일에 대해 언급하며, 새로운 경영진이 이 문제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이 방송은 약 30분 동안 진행되었으며, 멤버 전원이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를 강력히 요구했다.

뉴진스 사태는 한국 음악 업계에서 아티스트 권리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한국 K-POP 산업에서는 아티스트들이 데뷔 전부터 많은 훈련비를 부담하고, 데뷔 후에도 엄격한 계약 조건 속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방송을 통해 아티스트의 창의성과 자유가 업계 관행에 의해 어떻게 제한되고 있는지가 분명해졌다. 특히 미성년자를 포함한 멤버들이 겪는 압박과 권리 경시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음악 업계의 문제에 그치지 않다. 아티스트들이 한국 소프트 파워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을 감안할 때, 그들의 권리가 보호되지 않으면 한국의 국가적 이미지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사회는 이 문제를 단순한 내부 갈등으로 보지 말고, 구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무라카미 다카시가 만든 뉴진스 멤버 5인의 캐리커쳐
일본 데뷔곡 "슈퍼내추럴"은 현지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일본의 대응

일본에서도 아티스트와 소속사 간의 갈등은 드물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6년 스맙(SMAP) 해체 사건이 있었다. 이는 국민적인 아이돌 그룹이 소속사와의 계약 문제로 분열하고, 최종적으로 해체에 이른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일본 음악 업계에서 아티스트 권리 보호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뉴진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한국 음악 업계가 직면한 문제를 국제 사회에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다.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준계약서 도입으로 케이팝 업계의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했다. 이와  엇비슷하게 일본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독점 금지법을 적용해 아티스트의 권리 보호에 나서고 있다. 2017년 설립된 ‘인재와 경쟁 정책에 관한 검토회’는 연예인 등 개인 인재의 소속사 이동 제한이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지에 대해 검토하였다.

2018년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아티스트가 불리한 조건에서 거래를 강요받거나 소속사 이동을 제한받는 것이 독점금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명시되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불공정 계약에 대해 경고를 내렸고,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계약서 개선의 계기가 되었다.

"해임, 납득할 수 없어"

민희진 전 대표의 해임에 대한 일본 내 반응은 매우 크고 뜨거웠다. 민희진은 뉴진스의 성공에 필수적인 인물이었으며, 독창적인 비주얼 콘셉트와 프로듀싱 능력은 일본 K-POP 팬들 사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민 전 대표의 해임 소식이 전해졌을 때, 그룹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일본 전역에 퍼졌다. 많은 일본 팬들은 민 전 대표의 복귀를 희망하였다. 일본 언론에서도 민 전 대표 해임이 뉴진스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K-POP 팬들 사이에서 민 전 대표의 영향력이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그녀의 창의적인 비전이 뉴진스의 독창성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 때문에 일본 내 팬들에게 민 전 대표의 복귀가 그룹의 미래와 직결된 중요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뉴진스의 문제는 단순히 소속사 내부 갈등을 넘어서,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K-POP은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트 파워로, 아티스트의 권리가 무시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제 사회에서 국가 이미지가 심각하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이 오랫동안 지켜온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인권을 존중하는 국가라는 이미지가 크게 손상될 위험이 있다. 어린 아티스트들의 목소리가 무시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글로벌 관점에서 한국의 평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성, 제언

한국은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로서 국제 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K-POP을 포함한 문화적 영향력은 그러한 인권성장의 상징이자 결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티스트들의 자유가 억압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손상될 것이고, K-POP도 장기적으로 그 힘을 잃을 수 있다. 한국 사회는 아티스트의 권리를 증진하고 보호에 가치를 두어야 하며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뉴진스 사태는 한국 음악 업계 전반이 직면한 문제의 한 단면이다. 한국 사회는 아티스트의 권리를 보호하고, 그들이 건강하고 창의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법적 체계와 업계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독점금지법 적용 강화와 프리랜서 보호 체계도 그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이 이 문제에 진지하게 대응하고, 아티스트 권리 보호를 확립함으로써 K-POP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국가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필자 또한 K-POP을 통해 한국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K-POP을 사랑하는 한 외국인으로서 이번 라이브 방송을 계기로 아티스트 권리 보호와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한국이 다시 한번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음악을 지속적으로 발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끝)


작성일 : 2024년 9월 15일

작성자: 조호 야마모토(山本浄邦)는 “K-POP 현대사"의 저자이다. 약 30년 넘게 한국 문학과 대중문화를 연구하며 이제는 K-POP을 통해 한국 사회를 탐구하고 있다.


[관련기사]

  1. [의견] "케이팝 산업의 위기는 어디서 오는가?" ... 하이브와 어도어 사태를 통해 본 ‘업’으로서의 케이팝 (글: 이소윤)